BIFE/KOR ver.

[BIFE] 챕터 2. 파사드의 역사 2/4

wwrww 2021. 3. 10. 21:35

 

(2) 조적식 시스템

 

1. 조적식 시스템의 재료들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고,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 한 건축 재료가 있습니다. 바로 벽돌인데요. 벽돌 건물은 대표적인 조적식 건축물입니다. (요즘에 지어진 높은 벽돌 건물들은 그 자체가 구조 역할은 하지 않는 치장 벽돌이기 때문에 조적식 건축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벽돌과 또 유 사한 재료들을 생각해볼까요. 진흙 블록이나 무거운 돌덩이 들도 있습니다. 벽돌, 진흙 블록, 돌덩이. 이 재료들의 공통점을 찾아봅시다. 모두 "쌓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벽돌집뿐만 아니라 무거운 돌들은 성벽을 쌓는 데도 이용되었습니다.

 

서울에는 조선 시대에 축조한 한양 성곽길이 복원되어 남아있죠. 한양 성곽도 마찬가지로 무거운 돌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올려 만들어졌습니다.

 

재료들의 크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재료의 특징을 다 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벽돌의 크기는 가로 190mm, 세로 90mm, 높이 57mm 정도로 성인이 한 손으로 쉽게 들 수 있는 크기입니다. 즉 쌓는다는 건축술에 맞춰 벽돌의 크기가 가공, 발전된 것입니다.

 

 

 

 

 

 

2. 조적식 시스템의 구조적 특징

 

 

조적식 건축물들은 재료를 쌓아서 지어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로 인한 조적식 건축물들의 구조적인 특징을 찾아봅시다.

 

건물이 세워진다는 것은 다양한 하중이 건물에 작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건물은 발생하는 하중들을 견뎌야 하는데요, 이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건물이 견뎌야 하는 하중이 바로 건물 자체의 무게입니다. 이를 자중이라고 부릅니다.

 

조적식 건물은 자신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단단하게 쌓아 올린 벽 자체를 이용합니다. 조적식 건물의 단면을 살펴보면, 아래로 갈수록 벽이 두꺼워 늘어나는 자신의 무게를 견디도록 하고, 위로 갈수록 견뎌야 하는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에 벽이 얇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조적식 시스템의 개구부 

 

 

조적식 건물에서 개구부를 뚫는 것은 신중해야 하는 일입 니다. 왜냐하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건물의 벽 자체가 바로 건물의 무게와 온갖 하중을 견디는 주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구부를 만드는 일은 자칫하면 건물 전체의 안정성에 위험을 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보통 조적식 건물의 창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창을 크고 많이 뚫게 될수록 건물이 불안정해지겠죠.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이렇게 '쌓아 올린' 건물에서 어떻게 구멍을 낼 수 있을까?

 

 

 

 

 

 

 

 

 

 

 

 

 

 

 

 

 

4. 조적식 시스템에서 개구부 만들기

 

가장 대표적으로 두 가지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개구부 상부에 인방을 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치를 만 드는 것입니다. 두 방법을 차례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 인방으로 만든 개구부

 

 

 

인방은 개구부 위에 위치한 단단한 막대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평으로 놓이는 재료라는 뜻에서 수평재라고 부르 겠습니다. 수평으로 놓인 인방은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받아 개구부 주변의 벽으로 분산, 전달합니다. 이렇게 개구 부의 하중을 구멍 주변으로 분산시킴으로써 벽에 개구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아치로 만든 개구부

 

두 번째 방법은 아치입니다. 아치는 아주 멋진 형태인데요. 개구부의 상부에서 내려오는 힘은 아치의 형태를 따라 하부로 전달됩니다. 아치는 개구부를 만들기 위해 특별하게 덧대는 요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비율이 잘 맞는 그 형태 만으로도 힘을 잘 분산시켜서 하부로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아치를 이루는 벽돌들 사이에서는 압축력이 작용해 형태를 따라 힘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아치의 이런 효율적인 특성 때문에 돌을 주재료로 사용한 조적식 건축술이 대세를 이루었던 유럽에서는, 성당과 같은 큰 경간의 공간이 필요할 때마다 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성당 건축은 아치의 유려한 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방과 아치, 두 경우 모두 건물에 개구부는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조적식 건축술의 반대편에, 개구부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축술이 있습니다. 바로 가구식 건축술입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가구식 건축술에 대해서 다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