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둥-보 시스템
1. 가구식 건축 시스템의 기본 구조 단위
조적식 건축술의 기원은 바로 재료에 있었죠. 가구식 건축 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구식 건축술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목재를 건축 재료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처럼 말이죠. 가구식 건축술에서는 두 가지 기본 구조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둥, 다른 하나는 보입니다. 기둥은 모두에게 익숙 한 개념일 겁니다. 그렇다면 보는 무엇일까요? 보는 기둥을 가로지르는 ‘수평재'입니다. 위 스케치를 보면 기둥 위에 보가 얹혀있죠. 이게 바로 가장 기본적인 가구식 건축술의 형태입니다.
2. 가구식 시스템의 구조적 특징
가구식 건물에서는 건물의 모든 하중을 기둥이 감당합니다. 기둥을 통해 전해져 내려온 하중은 슬라브(바닥 판)에서 분산이 되고, 다시 기둥으로 모여 내려오죠. 벽이 건축 구조이자 파사드가 되었던 조적식 건축술과는 달리 가구식 건축물에서 파사드는 구조와 더는 관련이 없습니다.
구조로 부터 자유로워진 파사드는 이제 정말 건물의 껍데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왼쪽의 평면 스케치를 봅시다. 파사드가 곧 구조였던 조적식 건물과 달리, 파사드는 구조인 기둥에 동떨어져 위치하며 건물의 경계를 담당하는 얇은 선이 되었습니다.
3. 가구식 시스템의 개구부
가구식 건축술에서는 구조가 세워지는 순간, 나머지 부분 은 모두 개구부입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건물을 세 우는 순간 개구부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수많은 개구부들에서 필요 한 부분만 남기고 필요 없는 나머지를 채우는 일입니다. 이 미 채워진 벽에서 구조적으로 허용되는 만큼 개구부를 뚫는 조적식 건물과 반대되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가구식 건 물에서는 개구부의 크기가 얼마든지 커질 수 있습니다. 원 하는 개수만큼, 크기만큼 마음대로 개구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개구부가 아닌 부위를 채우는 일만 하면 되기 때문 이죠. 조적식 건물에서는 개구부 하나 만드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했는데 말입니다.
4. 한옥의 파사드
우리에게 친숙한 예를 들어봅시다. 한옥은 어떻게 생겼나요? 큼지막한 나무 기둥이 우뚝 서 있고, 그 위를 나무 보 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구조를 묵직한 기와 지붕이 눌러주고 있군요. 이렇게 구조가 세워진 이후의 텅텅 뚫린 개구부는 얇은 창호지와 가는 나무 살로 만들어진 창문이 막고 있습니다. 이토록 가벼운 창호만 보아도 파사드가 아무런 하중도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조적식, 가구식 건축술에 대해서 짧고, 얕게 다룬 이유는 커튼월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시 본래의 목 적으로 돌아와서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파사드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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