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지난 포스트에서 예고했던 것처럼, 각 부재에 어떤 힘이 작용하는 지를 알아볼 차례이다. 먼저 하중과 힘의 관계를 정리하자면, 하중 load이 구조 시스템 밖에서 가해지는 외력이라면 힘 force은 이로 인해 시스템 안에서 생기는 내력이다. ¹ 구체적으로, 건물에 하중이 작용을 하고, 이 하중은 부재에 따라 특정한 힘으로 변환된다. 그리고 그 힘의 종류에 따라 힘에 응답하는 응력의 종류가 달라진다.
부재에 작용하는 응력은 대단히 복합적이지만, 구조 계산을 위해서는 가해지는 힘들을 나누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힘은 크게 다섯가지 종류로 나뉜다.
- 축방향력(Axial force) 의 인장력(Tensile force) 과 압축력(Compressive force)
- 축과 수직으로 작용하는 전단력(Shear force)
- 휨력(Bending moment)
- 비틀림력(Torsional force)
이번 포스트에서는 축방향력인 압축력과 인장력을 다룬다.
(1) 축방향력
압축력과 입장력은 모두 부재의 형상을 따라 작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래서 두 힘 모두 축방향력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두 힘의 작용 방향의 완전히 반대라는 것이다.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은 인장력은 부재를 잡아 당기는 힘이고, 압축력은 부재를 누르는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과하는 줄다리기에서 줄에는 인장력이 작용한다. 반대로 음료수를 다 마신 캔을 아래에서 위로 눌러 납작하게 만드는 경우 캔에는 압축력이 작용한다.
(2) 인장력
인장응력은 인장력이 작용하는 부재 내부에서 발생하고, 이때 힘을 받은 부재는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늘어나며 그 직교 방향으로는 줄어는 변형 형태, 즉 인장 변형 상태를 보인다. 인장 응력은 하중을 받았을 때 부재 단면 전체가 저항하는 것으로 가정되므로 단면적에 대한 외력의 비로 구해진다. ²
예를 들어 고무줄을 당겼을 때, 고무줄의 길이는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늘어나지만, 고무줄의 단면적은 길이가 늘어남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다가 고무줄의 단면이 더 이상 늘어나는 힘을 견디지 못할 때 고무줄은 파괴된다. 이처럼 인장재에서는 저항 상태와 파괴가 명확한데, 서서히 조짐을 보이면서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임계점에 도달하면 그 즉시 끊어지는 것으로 수명을 다한다.
예시로 들었던 고무줄은 한 방향으로만 부재가 인장 되는 1차원 인장이라면, 텐트나 공과 같은 면적 부재들은 막의 형상을 따라 힘이 흐르는 2차원 인장이다.
(2) 압축력
압축은 인장의 반대로 외부에서 누르는 힘이 작용하면 부재 내부에는 미는 압력에 대응하여 밀쳐내는 응력이 발생하게 되며 이를 압축 응력이라고 한다. 압축응력이 발생하면 부재는 길이 방향으로는 줄어드는 변형을 보이고, 힘의 직교 방향으로는 확장되는 변형을 보인다. ³ 압축 응력 또한 마찬가지로 부재 단면 전체가 저항하는 것으로 가정되어 부재 단면의 크기와 외력에 따라 응력의 크기가 결정된다.
앞서서 인장재가 파괴될 때는 한 번에 끊어진다고 했었다. 하지만 압축재는 대개 여러 전조를 보이며 파괴의 과정에 이르게 된다.
(3) 압축력과 인장력의 차이
압축력과 인장력의 힘의 방향이 다르다는 특징 이외에도, 두 힘의 차이에 주목하면 압축력과 인장력의 재미있는 본질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인장재 하나를 떠올려 보자. 줄다리 기용 로프는 두 사람이서 잡아당길 때 줄이 팽팽해지며 로프 내부에서 인장력과 이에 응답하는 인장 응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반대로 로프를 두 사람이서 압축시켜보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러한 상황은 뭔가 좀 이상하다. 인장재에서는 압축을 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장력이라는 힘은 재료에 형태를 갖추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줄은 당겨야 줄 모양이 나오고 축구공은 바람을 팽팽히 넣어야 공 모양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⁴ 인장력은 놀랍게도 힘이 부재의 형태를 갖추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료의 강도를 온전히 다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압축력이 작용하는 압축재도 그럴까? 압축재는 인장재와는 다르게 누를 수도 (압축력), 당길 수도 (인장력) 있다. 이 말인즉슨 압축력은 인장력과는 다르게 이미 형태가 갖추어진 물체에만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재가 압축력에 온전히 저항하기 위해서는 압축력에 쉽게 변형하지 않을 정도의 강성이 미리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강성이 충분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변형이 있다. 이는 인장력에는 없는 변형으로 압축력에만 존재하는데, 바로 좌굴이다. 좌굴(buckling) 은 가늘고 긴 부재에 압축력이 가해졌을 때 옆으로 휘는 현상을 뜻한다. 좌굴이 발생하는 부재는 자신의 한계 범위 안에 들어오는 하중까지는 압축 응력으로 견뎌내지만, 그보다 더 하중이 커진다면 휨 응력으로 하중을 견딘다.⁵ 좌굴이 발생한다는 것은 압축력에 대항하는 압축 응력이 충분하게 발휘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압축재 설계에 있어서는 좌굴을 방지할 수 있도록 부재의 체적을 증가시켜 압축 강도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좌굴은 가늘고 긴 부재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장력은 힘이 작용하면서 부재에 형태도 만들어주고, 그 형태가 힘에 저항하기도 한다. 그러나 압축력은 이미 힘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형태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인장 구조가 압축 구조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나가면서
지금까지 부재에 가해지는 힘의 종류로 축방향력인 인장력과 압축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힘의 종류에 따라 부재에서 발생하는 응력의 종류도 달라지는데, 인장 응력과 압축 응력이 그것이다. 이어지는 포스트에서는 또 다른 힘의 종류인 압축력과 휨력, 그리고 비틀림력에 대해서 알아본다.
¹ 함인선, 구조의 구조, 발언, 2000
² 이주나, 박찬수, 건축과 구조, 2015
³ 이주나, 박찬수, 건축과 구조, 2015
⁴ 함인선, 구조의 구조, 발언, 2000
⁵ 이주나, 박찬수, 건축과 구조, 2015
*note: 첨부된 스케치는 이주나, 박찬수 저 건축과 구조, 2015의 시각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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